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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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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특별”등급의 도입과 새로운 과제(원시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1-05
조회 46084
치매“특별”등급의 도입과 새로운 과제
 
원시연 입법조사관(국회입법조사처)
 
중앙치매센터에서 치매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정리한 짧은 원고를 부탁받았을 때, 늘 뇌리에 남아 있던 7년 전 현장의 목소리들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2007년 11월 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을 앞두고 3차 시범사업이 한창이던 청주시로 현장조사를 나갔던 적이 있다. 청주시 흥덕구와 상당구 소재 노인요양시설 관계자 분들을 만나고, 장기요양등급인정을 위해 건강보험공단 직원들과 같이 어르신 댁을 직접 방문해 이 것 저 것 여쭤보기도 하고, 장기요양등급판정위원회 회의에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석도 하였다. 또한 방문요양과 방문목욕 서비스 현장에 가서 목욕차량에 함께 올라탄 후 내부시설을 둘러보고, 많은 분들께 양해를 구한 뒤 서비스를 받은 어르신께 서비스 만족 여부를 여쭈기도 했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이를 새로운 사업 시작 전에 반영할 수 있도록 개선과제를 모색해보겠다는 열정과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2박 3일간 많은 분들께 민폐를 끼치며 수행한 첫 번째 현장 조사였다. 
 
당시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에 대한 사회적 돌봄이라는 획기적인 제도의 도입에 뿌듯해 하면서도, 제도 운영의 성공 여부에 대해 현장관계자 분들로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며 함께 고민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노인복지의 현장에서 가장 심각하게 제기된 문제점은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치매 어르신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현장 관계자 분들은 “치매 어르신이야말로 보다 전문적이고 세심한 요양서비스가 꼭 필요한 분들이지만, 등급인정 과정에서는 차별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조사 기간 내내 매우 걱정을 하고 계셨기 때문에 깊은 인상으로 남아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정부의 사업운영 지침에 근거하여 시행되는 사업에 대해, 국회 입법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입법조사관이 당시에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여지는 솔직히 거의 없어 보였다. 
 
그로부터 7년 정도가 흐른 2014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 치매특별등급이 비로소 도입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청주 현장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뒤늦게나마 제도가 개선되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치매특별등급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몹시 궁금했고, 다시 현장조사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이번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 분들과 재가요양서비스 관계자 분들을 찾아가 A부터 Z까지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제도도입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제도도입에 필요한 준비는 미흡한 상황임이 발견되었다. 인지활동형 서비스를 제공해 줄 서비스 인력에 대한 추가교육이 완료되지 못한 채로 제도가 도입되었고, 인지활동형 프로그램 제공에 필요한 주ㆍ야간보호시설도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치매 어르신에 대한 제도적 개선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국회의 입법조사관으로서 치매특별등급 관련 인력 및 시설 인프라의 확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입법지원을 통해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치매관리사업과의 연계나 사업소관 부서들 간의 협력의 지점을 찾아보는 것이 다가오는 2015년의 새로운 과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치매“특별”등급이 조속한 시일 내에 제대로 정착되고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려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계 전문가들이 중지를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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